안녕하세요. 신참공인중개사입니다.
최근 빌라왕(김OO)의 사망으로 김OO 소유의 빌라에 전세로 입주해 있는 수많은 세입자들이 거의 전 재산인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는 소식이 매일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피해 세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세입자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피해를 받을 것으로 보여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숨진 채 발견된 빌라왕 김OO 외에도 서울과 수도권에 4명이 보유한 주택수만 4,192채에 달하는 또다른 빌라왕들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한 사람이 1,000여 채의 집을 보유하는 것을 절대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보유한 주택수가 많은 만큼 부과된 세금의 규모도 매우 클 것이기에 세금을 체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여 또 다른 피해발생이 예상됩니다.
빌라왕 사건을 비롯해 몇 달 전 있었던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은 건축주, 분양대행업자, 바지사장, 브로커(공인중개사)가 공모하여 신축빌라에 대해 매매가 보다 높은 전세 보증금을 수취한 후, 임대기간 종료 시 보종금을 환급해 주지 않는(못하는) 형태로 유사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대부분 피해자가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층이어서 피해자들이 느낄 상실감과 고통의 무게가 더 클 것 같습니다.
잊을만 하면 뉴스를 장식하는 전세 사기.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그 예방법은 있는 것인지 간략하게나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니 끝까지 읽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key word 1. 신축빌라
대부분의 전세사기 피해자는 신축빌라에 전세로 들어간 세입자들입니다.
신축빌라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정확한 시세 파악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파트는 구조나 면적 등이 표준화 되어있고, 많은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시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시세를 쉽게 알 수 있으므로, 적정한 전세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이는 전세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그러나 빌라는 정확한 시세 파악이 어려운데다가 신축빌라의 경우에는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시세 파악이 어려워 깡통전세의 위험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힘듭니다.
key word 2. 건축주와 계약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최초 전세계약 상대자가 건축주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건축주는 해당 건물을 팔기 위해 건축한 것이지 직접 보유하기 위해 건축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집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이 되고, 어떤 사람이 집주인이 되냐에 따라 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는 것입니다.
key word 3. 신축빌라 전세를 권하는 부동산이나 분양대행사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부동산이라면 신축빌라 전세는 그다지 권하지 않습니다. 물론 안전한 물건도 많지만 전세 사고(사기?)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신축빌라 전세를 권한다? 그냥 나오십시오. 그게 재산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아래의 표는 전세사기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표가 좀 복잡하지요? 진행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조건은 표에 기재되어 있는 것처럼 해당 신축빌라의 건축원 가는 1억 5천만 원, 매매희망가격은 2억 원이라고 가정합니다.
(1) 건축주가 분양대행사에 해당 신축빌라의 판매를 의뢰하고, 분양대행사는 이 물건에 대해 전세 2억 5천만 원, 매매 2억 7천만 원이라고 광고를 합니다.
(2) 분양대행사는 브로커(+일부 잘못된 공인중개사)에게 세입자 확보를 의뢰합니다.
(3) 중개인이 세입자를 찾아냅니다.
(4) 세입자는 보증금 2억 5천만 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분양대행사에 건넵니다.
- 이때 분양대행사는 세입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대출이자 지원금, 입주축하금 등을 주겠다고 합니다.(500만 원이라고 가정)
- 세입자는 조금 비싼 느낌은 있지만 대출이자지원금에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고 하니,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지요.
(5) 분양대행사는 건축주에게 의뢰받은 2억 원 입금
(6) 분양대행사는 세입자를 확보한 브로커에게 수수료(속칭 R, 리베이트) 500만 원 지급
(7) 분양대행사는 명의변경받을 바지사장을 구해 놓음(수수료 500만 원)
(8) 남은 차액 3천500만 원에서 취득세 등을 제외한 금액을 챙겨서 폐업후 잠적
(9) 건축주는 미리 분양대행사가 준비해 둔 바지사장에게 명의를 넘긴 후 잠적
이러한 순서로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전세계약 후 몇 개월 내로 바지사장과 세입자만 남고 계약에 관계되었던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보통 바지사장은 사회초년생이나 장애인, 심지어 노숙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집주인도 만들어주고, 거기에 돈까지 얹어서 주고, 시세까지 상승하면 그 차액까지 가질 수 있다고 하며 유인하는데 그 위험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위의 사람들이 그들의 타겟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입자는 전세기간이 만료되고 현재 집주인인 바지사장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청하지만, 바지사장은 돈이 없기 때문에 전세금 반환이 불가능해집니다. 이 쯤되면 바지사장은 세입자에게 알아서 집을 팔아서 그 돈을 가지고 가든, 경매를 넘기든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본인이 상환해 줄 능력이 없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세입자는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계약에 관계됐던 사람들은 모두 연락이 끊겼기 때문이죠.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해당 빌라의 명의를 받아 직접 팔거나, 경매에 넘기는 방법만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해당 빌라를 매수해서 팔더라도 매매금액보다 전세금액이 높았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경매로 넘어가면 집주인(바지사장)이 세금을 체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해당 재산에 부과된 당해세(재산세, 종부세 등)는 최우선으로 변제가 되기 때문에 결국 금전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게 되며, 정신적 피해 역시 매우 심각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내 소중한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신축빌라 전세는 피하고, 특히 건축주가 주인인 빌라는 쳐다보지도 말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모든 신축빌라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보다 안전한 것을 선택하시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특히 건축주가 주인인 신축빌라는 무조건 주인이 바뀐다고 생각하세요. (바뀐 주인이 누구일지는 운에 맡겨야 하는 겁니다). 단, 분양을 받아 다시 전세를 놓는 경우에는 이미 매매가격이 등기부등본에 기재되어 있으므로 깡통전세의 위험을 사전에 어느 정도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새 집에서 꼭 살고 싶다 하는 분들은 연식이 짧은 빌라에 전세 들어가서 인테리어 다시 하세요.(집주인도 인테리어 한다면 좋아할 겁니다.) 인테리어비용이 아깝다고요? 전세보증금 날리는 것보다 훨씬 이득입니다.
2. 대출이자 지원 같은 솔깃한 제안을 하는 곳은 당장 문을 박차고 나오기
대출이자지원금, 그것 다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 중 극히 일부를 다시 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물건은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도 세입자가 다 맞춰집니다. 그런 제안을 하는 물건은 가격이 비싸거나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악마의 속삭임입니다. 얼른 도망가세요.
3. 같은 자리에서 오랜 기간(5년 이상) 영업한 부동산 사무실과 거래하기
같은 자리에서 오랜기간 영업한 부동산이 동네의 시세나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데 유리합니다. 잠깐잠깐씩 영업하고 빠지는 부동산보다는 같은 자리에 오래 있던 부동산이 조금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부동산인지 어떻게 파악하냐고요? 사무실에 들어가시면 중개업 등록증이 게시되어 있을 겁니다. 거기서 등록일자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보이는 곳에 걸어놓게 되어 있어요.)
4. 나보다 앞선 전세가 2~3회 정도 있던 빌라 계약하기
최초로 입주하게 되는 빌라 보다는 나보다 앞서 세입자들이 전세를 산 후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는 세입자 변동이 2~3회 정도 있던 물건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정하고 사기를 치는 사람들을 피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정말 교묘한 방법으로 접근해 오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재산인 보증금은 반드시 내가 지켜야 한다 생각으로 기사와 자료 많이 보면서 공부하신 후, 계약을 진행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더 이상은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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